하동 경현당은 일명 ‘인천서원(仁川書院)’이라 불려진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하여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인천서원은 원래 하동군 북천면 옥정리 남포마을에 위치했다. 죽당 최탁(竹塘 崔濯, 1598～1645)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강학하던 곳이었다. 숙종 36년(1710년) 외손 주담 김성운(珠潭 金聖運, 1673～1730)선생을 중심으로 지역유림에서 죽당선생의 충절과 학덕을 기리고자 건립하였으나 1868년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

죽당선생은 문무(文武)를 겸비하고 광양현감(光陽縣監), 어모장군 세자익위사 익찬(禦侮將軍 世子翊衛司 翊贊)을 역임했다. 병자호란(丙子胡亂, 1636～1637)때, 죽당선생은 세자익위사 익찬으로 심양에 볼모로 계시는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극진히 모셨다. 또한 국가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청나라에 ‘신(臣)’이란 칭호를 한 번도 사용한적 없이 청황제의 회답을 받아 낸 강직한 인물이나 울분과 노독으로 병을 얻어 청나라 옥화관에서 운명하셨다.

하동 경현당은 죽당 최탁선생의 9대손인 수당 최경병(修堂 崔瓊秉, 1865～1936)선생을 중심으로 후손과 지역유림이 주축이 되어 1892년 ‘경현당유계(景賢堂儒稧)’를 조직하고 1903년 죽당선생의 태지인 인천[중촌]마을에 건립되었다. 경현당 건립은 위국의 순간에도 불의에 굴하지 않은 죽당선생의 정신을 이어받고 후학을 강학하고자 함이다.

1960년 경현당 뒤에 선현들의 위패를 모신 경인사(景仁祠)를 축조하였다. 수위(首位)로 세종조의 학자인 정재 최득경(靜齋 崔得涇)선생을 모시고, 임진왜란 진주성싸움에 순절한 모산 최기필(茅山 崔埼弼, 1562～1593)선생, 죽당 최탁선생, 주담 김성운선생의 위패를 배향하였다. 매년 음력 3월 21일 후손과 지역유림에서는 향사를 지낸다.

하동 경현당은 훼철된 인천서원을 대신하여 보다 축소된 규모의 강당으로 구성되었다. 대청의 형식이 중앙의 정면성을 이루지 못하고 편중해 있다. 일반적인 팔작지붕 형태가 아닌 맞배지붕의 측면에 부섭지붕을 달아 변형된 지붕형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인천서원의 역사성의 맥을 잇고 평면의 비대칭과 같은 근대적 공간의 특성이 반영된 요소가 잘 나타남으로 2006년 4월 6일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