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여학생이에요. 요즘 마음이 울적하고, 떠 있는 것 같아요. 몸에도 변화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은데, 식구들이 사춘기라고 그러더라구요. 사춘기의 의미와 사춘기의 심리적 변화에 대해 알고 싶어요. -------------------------------------------------------------------------------------------------------------- 답변)
안녕하세요. 사람은 일생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왕성하고 급격한 신체 발달 시기를 겪게 된다고 합니다. 첫째는 출생 후 약 2년까지의 기간이며, 둘째는 초등학교 고학년으로부터 시작되는 사춘기가 이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사춘기 시기에는 신체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성기관이 발달하여 2차 성징이 나타나는데, 그래서 남자는 더욱 남자다운 몸매로, 여자는 더욱 여자다운 몸매로 변한다고 합니다. 여성의 경우 보통 11∼13세, 남성의 경우는 13∼15세에 사춘기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남녀 대부분의 중학생 시절이 사춘기에 해당되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사춘기에는 이러한 신체적인 변화 뿐 아니라, 심리적인 변화도 커서 이 시기를 흔히 고민과 갈등의 시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세상은 도대체 왜 이럴까?" 등 끝없는 의문에 빠져들기도 한답니다.
사춘기는 구체적인 사실과 사물의 속성에만 의존하던 아동기와는 달리 앞으로의 가능성, 이상 등의 추상적인 개념과 사고도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또한 자기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생기고, 그 자체에 대해 반성하거나 깊이 성찰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자기 자신뿐 아니라 자기가 처해있는 세계, 현실, 삶의 의미 등을 생각해 보고 새로운 자기 견해도 지니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에만 매달려 있지 않고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게 되므로 장래에 자기가 택할 성인으로서의 역할이나 계획, 자기인생에 대한 목적도 세우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굽힐 줄 모르는 혈기 왕성한 패기와 기성 세대가 갖지 못한 순수함을 지닌 시기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책임지는데 미숙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성숙되지 않은 단계라고 합니다. 그러면 사춘기의 몇 가지 중요한 변화와 특성을 통해 이 시기에 나타나는 마음의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자아정체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신체적 성장과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크게 발달함에 따라 자기 자신에 대해 내가 누구이고, 장래에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민은 앞으로 어떠한 태도나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탐색하고자 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사춘기에 이루어야할 심리적·정신적 발달과업으로는 자아 정체감과 성정체감의 확립을 들 수 있습니다. 자아 정체감이란 한 개인의 자기다움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고 하며, 자아정체감의 형성은 주위의 중요한 인물에 대해 동일시하는 데서부터 비롯된다고 합니다.처음에는 많은 인물에 자신을 동일시하며,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생각이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에게로 왔다갔다하는 역할 확산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지나면 어제와 오늘의 나는 같은 사람이라는 일관된 존재로서의 나, 주변 사람들과 사회에 의해서 승인되어 있는 나를 찾게 되는데 이를 정체감의 확립이라고 합니다.
즉 사춘기는 '나는 누구인가?', '어떤 모습이 가장 나다운 것일까?'라는 과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정체감이 청소년기에 갑자기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성장하는 동안 계속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자아정체감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생활 체험과 더불어, 여러 사람들과의 인간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시험해 보고, 여러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 인생의 목표와 가치관을 탐색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성역할 정체감을 형성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사춘기 혹은 청소년기는 제2차 성징의 발현으로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을 새롭게 인식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오늘날에는 성역할규범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한편, 아직도 전형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이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성역할 규범 및 행위 양식의 습득과 내면화 과정은 사춘기 소년·소녀의 자아정체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고 합니다. 성역할 정체감이란, 남자 혹은 여자로서의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한 남성이나 여성으로서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즉, 성역할 정체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성에 대한 비정상적인 생각과 태도를 지니거나 성적 문제 행동을 일으킬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우리 문화에서는 남자는 씩씩함을, 여자는 부드러움을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으로 규정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자답다', '남자답다'라고 하는 성적 차이는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 속에는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남성관이나 여성관에 얽매이지 말고,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은 인간다움의 한 부분으로서, 서로 보완하면서 남성과 여성 개인의 인격으로서 조화롭게 통합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정서의 불안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춘기의 소년·소녀들은 예민한 감수성과 변덕스러움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찮은 일에 감격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며, 위축감과 고립감에 쌓여 있다가 어느 순간에는 환희와 기쁨에 들뜨기도 한답니다. 또한 우울증, 자책감, 자기 경멸감 등도 성인보다 높게 나타나는 시기라고 합니다.
이처럼 사춘기에 접어들게 되면 호르몬계의 활동이 왕성하게 되어 신경계의 작용과 감각이 예민하게 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감각이 감정 형성의 큰 요소가 되므로, 이 시기의 정서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또한 제2차 성징이 계속 나타나고 심신 양면에 걸쳐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불안이나 고민은 계속 일어나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학생의 경우 몸과 마음을 친구들과 자꾸 비교해서 모습, 성격, 능력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경우는 친구보다도 몸과 마음이 남달리 눈에 띄는 존재가 되고 싶은 행동을 하기도 한답니다. 이같은 행위의 주원인은 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한 것이며, 성이나 이성에 대한 관심의 상승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함부로 부모에게 말하지 못하고 외톨이처럼 혼자서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을 점점 많이 갖게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불안한 정서를 정리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음악이나 그림, 기타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춘기에는 자기의 내면적 성숙과 발달에 관심을 갖는 시기라고 합니다. 사춘기 소년, 소녀의 자아정체감은 순전히 신체적 발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내면적 성숙과 발달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고 합니다(예 : 자신의 지적 능력 계발, 부모로부터의 정서적·심리적 독립, 이성친구를 포함한 친구관계의 확립 등). 또한 사춘기는 부정적 경험 곧 소외, 이탈, 정서적 불안정 등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려는 과제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발달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안정되고 일관성 있는 '자아개념'과 '자신감' 그리고 '자아 정체감'의 확립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내적 성숙이 이룩되면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여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판단하기 시작하며, 지금까지의 친구 관계도 같이 놀기만 하던 것이 관심의 전부였는데 이제는 자기 존재를 드러내려는 데 치중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상과 같은 심리적 변화 이외에도 반항과 갈등, 이성교제 등 사춘기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