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고2에 올라간 여학생입니다. 저는 평범한 아이입니다. 생긴 것도, 공부도, 성격도 그저 그런 아이지요. 그런 제게 이번에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예전에도 미팅으로 만난 애들이 몇 명 있기는 했지만 이 친구는 좀더 깊이 사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저와는 모든 것이 다르거든요.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하지만 저를 무척 좋아하고 제게 아주 잘해줍니다. 좀더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며칠 전에 이 친구와 사귀는 것을 부모님께 들켰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좀 엄하시거든요. 학생이 무슨 남자친구냐고... 그래서 당분간 학교와 집만 오가는 생활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부모님의 성격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예상했던 반응이긴 하지만 무척 슬픕니다. 무엇보다 그 친구에게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말하려 해도 만날 기회조차 없거든요.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부모님이 미워지기도 합니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답변) 이성친구를 사귀는 데 반대하시는 부모님께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 고민이군요. 이제서야 처음으로 이성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환영은 못해주실 망정 반대하시고 금족령까지 내리시고, 심지어는 친구와 연락도 못하게 하시는 이런 부모님이 답답하고 미울 수도 있겠어요. 그래도 OO님. 일단은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같이 생각해보면서 친구의 마음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부모님의 뜻을 존중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해봅시다.
일단, OO님이 남자친구와 사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시기적으로 당연한 일입니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OO님의 내면에서 성이 성숙해지고, 이로써 이성과의 접촉을 본능적으로 갈망하게 되지요. 때로는 내적으로 격한 충동을 느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자기조절력을 발휘하여 스스로를 억제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OO님이 지금의 남자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10년, 20년 뒤에도 같은 모양, 같은 정도일 것이라 생각하진 않지요? 지금은 한창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생길 때이고 또한 자기자신의 열정에 휩싸여 있을 시기이지만, 시간이 지나서 바라보면 지금과는 다른 느낌, 다른 생각이 들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즉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는 시간도 때로는 필요하답니다. OO님은 지금 부모님에 의해서 강제로 남자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그 상황 자체가 괴롭고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지금이야말로 건강한 이성교제를 갖기 위한 준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OO님. 이성교제의 형태로는 여러 명끼리 교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OO님처럼 한사람의 남자친구와 교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사람과 사귈 때에는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관계가 비밀스럽게 되거나 더 나아가서는 성적인 관계를 갖게 되기 쉽습니다. 청소년기는 일생 중에 가장 성 에너지가 왕성할 때이자 성 충동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할 때이니까요. 성적인 접촉에 대한 욕구도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학생의 신분에서 성관계를 갖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자 OO님을 믿고 계신 부모님께도 불효가 되는 것이므로 진지하게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OO님의 욕구와 남자친구의 욕구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서로간에 합의와 양보를 하면서 적절할 수준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세요.
그리고 부모님의 반대에 대해서 무조건 나쁘게만 받아들이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일단,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해드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OO님의 부모님은 OO님이 남자친구를 사귀는 그 자체를 반대하시는 것이 아니라, 남자친구를 사귐으로써 생길지도 모르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미리 우려를 갖고 계시는 것이랍니다. 즉 섣부른 충동에 휩싸여 나중에 후회할 일을 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 그리고 학업이나 기타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등등... 이런 걱정을 하시지 않도록 만 할 수 있다면, OO님의 부모님께서도 OO님이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해서 다른 친구들과의 교제만큼 허용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OO님이 부모님께 신뢰를 받도록 해야겠죠. 남자친구를 만나기 이전에 보여드렸던 성실하고 믿음직스러운 딸의 모습을 계속 보여드린다면 ''아, 우리 딸도 이젠 남자친구를 만나서 책임 있게 행동할 나이가 되었구나''라고 이전보다는 훨씬 긍정적으로 OO님의 이성교제를 바라보시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OO님과 남자친구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답니다. 불량학생들이 드나드는 장소나 어둡고 밀폐된 곳에서 만나기보다는 학교교정, 공원, 서점, 각종 문화예술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 전시회 등 공개된 장소에서 만남을 갖고, 이를 부모님께도 자연스럽게 이해시켜 드리세요. 즉 둘간의 만남이 이성교제 자체보다는 공통의 관심사, 취미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되며,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신다면 부모님들도 만남을 무조건 반대하진 않으실 겁니다.
OO님 자신도 이성교제 대한 건전한 생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성교제란 인격과 인격 위에서 맺어진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자기의 인격과 자존심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인격과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더욱 소중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도록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