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고2 여학생이에요. 저는 미팅에서 만난 남자친구가 하나 있어요. 사귄 지는 한 1년 정도 된 것 같아요.그 친구는 유머감각이 뛰어나서 만나면 항상 즐거워요. 제가 그애를 참 좋아하는데 문제는 그 친구가 어느 순간부터 자꾸 스킨쉽을 요구한다는 거에요. 솔직히 거의 성관계 직전까지 갔어요. 성관계는 제가 아직까지 거절하고 있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거절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어요. 제가 거절하면 그애는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거냐면서 막 따져요. 그애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 그애가 요구하는 걸 받아주게 되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 그애랑 헤어지기 싫거든요. -------------------------------------------------------------------------------------------------------------------------------------------------------------------------------------------- 답변) OO님이 남자친구와 계속 만나고 싶고 좋은데 남자 친구는 자꾸 신체적인 접촉을 원하니 부담스럽군요. 거절하자니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하면서 원망할 것도 같고, 또 그 친구가 그러면 만나지 말자고 할까 겁도 나구요. OO 님이 그 남자친구를 통해서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를 잠시라도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데 정말 그 친구와의 관계를 끊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자신을 포기하면서 까지 행동을 하진 않았으면 좋겠군요. 우선은 남자친구가 나에게 육체적인 접촉을 하지 않아도 나를 좋아하게끔 자신의 매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자들은 심리상 그렇게 큰소리를 치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여자가 자신의 분명한 뜻을 밝힌다면 오히려 자신이 정복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뭔지 모르게 끌리고 오히려 그쪽에서 먼저 다가올테니 OO님이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으리라고 봅니다.
그런데 OO님은 혼전성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편지에는 분명하게 OO님의 생각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요. 인간관계를 새로이 맺다보면 서로의 가치관이 부딪히는 경우가 생긴답니다. 만약에 가치관이 부딪힌다면 서로 얘기하면서 양보하고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만약에 한쪽이 그 문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상대방 의견을 따라가게 되어 있어요. 혼전성관계문제에 있어서도 남자친구는 '사랑한다면 결혼과 상관없이 성관계를 가져도 좋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OO님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이번 기회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우리친구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혼전성관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볼께요.
성관계는 두사람의 성욕충족을 위한 도구만은 아니랍니다. 성관계를 통해서 인류는 종족번식을 해왔죠. 그러니까 성관계는 성욕충족 이상으로 생명의 탄생이라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어요. 그런데 현대인들은 생명에 대해서 점점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알게 모르게 수많은 생명들이 중절수술을 통해서 죽어가고 있지요. 이렇듯 성관계는 생명의 탄생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서로 책임을 지지 않는 결혼전관계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결혼이란 서로 정신적 책임은 물론이거니와 법적 책임도 지겠다는 일종의 약속 아니겠습니까? 이런 안전한 약속 하에 이루어지는 성관계는 안심할 수 있지만 법적 약속이 없는 관계에서의 성관계는 서로의 미래를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답니다. 만약에 결혼 전에 생명이 생긴다면 얼마나 갈등이 되겠습니까? 낳을 수도 없고 안 낳을 수도 없고... 아마 어느 길을 선택하든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인생길이 펼쳐질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중절수술을 할 경우 여자에게는 정신적 상처는 물론이거니와 신체적으로도 불임이 될 수 있다는 신체적 상처도 남기게 된답니다. 물론 사랑을 하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답니다. 하지만 사랑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에요. 상호적인 것이지요. 그리고 사랑은 상대방을 소유하는 것 이상으로 보호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답니다. 정말 남자 친구가 OO님을 사랑한다면 사랑하는이를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 줄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성관계를 맺고서 여자친구를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여자와 달리 남자는 성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더 친밀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기에 자신이 정복한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정복감이나 신비감이 사라져서 성관계만 맺고 관심이 시들어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OO님을 즐겁게 해주는 친구이기 때문에 그 친구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싶고 헤어질 만한 일은 만들고 싶지 않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OO님은 아직 어리고 앞으로 더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답니다. 너무 지금의 관계에 자신을 가둬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기 스스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고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할 권리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 친구가 진정 나를 사랑한다면 여자친구의 호소를 들어줄 겁니다. 스킨쉽이란 내려갈 수 없는 에스컬레이터와 같아서 손을 잡으면 다음에는 포옹을 하고 싶고 포옹을 하면 키스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답니다. 그리고 키스를 계속 하다보면 키스만으로도 성욕이 충족되지 못하고 그 이상을 바라게 되지요. 이미 성관계 직전까지 갔다고 하니 지금 갑자기 스킨쉽을 멈춘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정말 결심을 한다면 그런 일이 일어날만한 시간이나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두사람이 함께 마음을 먹는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겁니다. 한 순간피었다가 지는 사랑이 아니라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와 같은 사랑을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