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남학생입니다. 저는 정말 나쁜 놈입니다. 매주 성당에 가서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소용이 없습니다. 죄책감은 느끼지만 저 자신도 어쩔 수가 없는 걸요. 저 진짜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신부님께도 사실 거짓말을 시키는 거지요. ''신부님 저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탐했습니다.''라고 했으니까요. 사실 탐한 게 아니라 훔친거거든요.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동생이랑 슈퍼에서 장난으로 한번 한 거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재미있는 거였습니다. 주인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우리가 산 과자 한 봉지만 계산을 해 줬습니다. 동생과 저는 슈퍼에서 가져온 것을 집안으로 가져 들어가면 안되니까 놀이터에서 애들이랑 나눠 먹으면서 훔친 물건으로 동네 친구들에게 생색냈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아시면 전 그야말로 죽음이지요.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래도 존경받는 직업을 가지고 계신데 제가 이런걸 알면 전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릅니다. 그 이후로 동생이랑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제가 눈치를 볼 때 동생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만큼 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동생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저 때문에 동생이 만약에 잘못해서 주인한테 걸리기라도 하면 어떻게 합니까? 사실 저도 전에 한번 걸려서 큰일날 뻔했는데, 다행히도 도망쳤지요. 그 이후로는 불안해서 그 근처도 안 갑니다. 그런데 정말 저는 걱정이 됩니다. 이러다가 한번 크게 걸리면 경찰서에 가게되고 학교에서 알게되면 정학을 당할겁니다. 그런데 도저히 그만 둘 수가 없어요. 어딜 가면 그냥 뭘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항상 들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저건 내 것이 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돈주고 뭘 사기가 아까운 거죠. 친구들도 많이들 합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선 보편적이죠. 그래서 제가 금방 그만 두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 답변) 남의 물건에 손 대지 말아야 되는 것은 알지만 실제 행동상으로 잘 고쳐지지 않아 너무 답답하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장난이고 재미로 했을 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렇게 불안해하고 두려워하지만, 그만 두지 못하는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부모님이 아시게 되는 것도 두렵고, 걸려서 경찰서에 가게 될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동생이 물건 훔치는 일을 계속하고 있을까봐 두렵고, 미안한 감정까지 드시지요. 다른 친구들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약간은 안심도 했다가 계속해서 ''이러면 안 되는데''하는 생각도 들고, 00님이 얼마나 지금 갈등을 겪고 있는지 잘 알 것 같습니다. 00님은 아직까지 별 탈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지속된거지요. 하지만 학생은 훔치는 일이 나쁜 일이라는 걸 알고 있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훔치는 일을 그만둘 수도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가지세요. 00님이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데 대한 불안과 죄책감은 있지만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있습니까? 불안이나 죄책감은 오래 가지만 훔칠 때의 스릴은 짧습니다. 학생은 지속적인 죄책감을 선택하겠습니까 순간의 짜릿함을 선택하겠습니까? 그리고 언제 물건을 훔치게 되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하루 중 한가한 학생의 생활을 한번 쭉 살펴본 후 자신이 어떤 때 물건을 훔치게 되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런 다음 학생이 가장 훔치고 싶은 유혹이 드는 순간에는 상점이 없는 한적한 길을 걸어온다거나, 시간이 남지 않도록 ''몇 분 안에 집에 가겠다'' 또는 ''몇 시까지는 학원에 도착한다'' 같은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해보세요. 또 물건을 훔치기 전에는 어떤 기분이 드나요? 훔치기 바로 직전에는 죄책감이 들지 않나요? 뭔가 막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주인한테 발각되어 경찰서로 끌려가는 자신의 모습도 한번 상상해보세요. 그러면 아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되면 물건을 훔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 겁니다. 그리고 00님은 돈이 없을 때도 상점에 물건들을 구경하러 가나요? 혹시라도 그런 적이 많다면, 돈이 없을 때는 되도록 상점에 가지 않도록 하세요. 돈이 없을 때 상점에 가게되면 더 훔치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니까요. 00님이 혹시 용돈이 모자란다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청소년기에는 갖고 싶은 것들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돈은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훔치는 일은 잘못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훔칠까 말까 하는 갈등을 하다가 훔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00님 친구들 중에 훔치는 행동을 자주 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당분간은 그 친구들과 어울려서 상점에 가는 일을 자제해 보세요. 친구들이 그런 행동을 하면 학생도 옆에서 따라 하고 싶은 충동이 들지도 모르니까요. 당분간은 그런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혼자서 집에 오거나 훔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는 친구들과 함께 다녀보세요. 그렇게 하면 학생의 갈등이 많이 줄어들 겁니다.
00님은 훔치는 행동에 대한 불안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고민을 이렇게 얘기한 것도 용기 있는 00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만큼 00님은 훔치는 일을 그만둘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훔치는 행동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속되면 안되겠지요. 00님에게는 밝은 미래가 있습니다. 항상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미래를 생각해보세요. 어떤 일을 처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