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OO라고 합니다. 요새 친구들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거나 선물을 산다고 난리예요. 하지만 저는 하나도 기쁘지 않아요. 너무나 큰 문제가 제 가슴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에요.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자주 싸우셨어요. 그 때마다 무서워서 저와 동생은 울기만 했어요. 엄마가 아무 일도 아니라며 감싸 안아 주시곤 해서 잘 넘어가곤 했어요.
그런데 올 봄부터 점점 더 심하게 싸우시더니, 얼마 전 엄마가 아빠랑 헤어지기로 결정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동안은 엄마한테 잘못해 주시는 아빠를 미워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전 엄마ㆍ아빠가 없으면 못 살아요. 부모님이 이혼하시면 저는 누구와 살아야 하죠? 선생님, 요즘 저는 너무 무섭고 겁이 나서 잠도 제대로 못 자요. 어떡해요? 도와 주세요. ---------------------------------------------------------------------------------------------------------------------------------------------------------------------------------------------------------------------------------------------------------------------------------------- 답변) 생각지도 않았던 부모님의 이혼 이야기에, 우리 OO님이 얼마나 힘들어 할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군요. 사랑하는 부모님과 앞으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고,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드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돼요. 부모님은 어쩌면 그렇게 나와 동생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걸까 하는 원망도 생겼을 것 같고요.
하지만, OO님. 이혼은 부모님의 인생에서 매우 어렵고 큰 결정이랍니다. 눈앞의 힘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까, OO님의 마음은 미처 헤아리지 못하기 쉽지요. 그러니 지금이라도 OO님이 먼저 부모님의 이혼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솔직하게 부모님께 알려 드리고, 함께 이야기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야만 온 가족이 지금의 어려움과 서로의 마음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만일 이혼을 하신다고 해도, OO님은 부모님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답니다. 부모님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시더라도 OO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으리라는 걸 기억하고 힘을 내길 바랍니다.
부모님도 그 분 자신들의 인생과 OO님, 그 외 다른 모든 것들을 다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실 분들이시니 부모님의 결정을 우선 믿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이 불안하고 걱정이 되겠지만, 이런 때일수록 하루하루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려는 마음을 잊지 마세요. 지금의 어려움을 잘 견뎌 낸다면 앞으로 OO님이 만나게 될 어떤 힘든 일도 씩씩하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누군가와 아픈 마음을 나누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상담실을 찾아 주세요.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