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제 취미는 만화책을 보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엄청 많이 봤어요. 아마 저보다 만화를 많이 본 친구는 없을 거예요. 아이들은 저에게 어떤 만화가 재미있는지, 요즘 새로 나온 만화가 어떤 것인지 물어 봅니다. 어떤 만화든 물어 보기만 하면 제가 다 대답해 주니까, 친구들은 저보고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는 영 달라요. 엄마는 제 얼굴만 보면, '만화 좀 그만 볼 수 없니?'라는 잔소리를 하시거든요. 언제 새 만화책이 나올지 모르니까 저는 거의 매일 만화방에 갑니다. 학교가 끝나면 만화방에 가서 두 시간 정도 만화를 보고 난 후 숙제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제 스트레스 해소법인데 엄마는 이해를 하지 못 하세요. 엄마가 자꾸 혼내시니까 어쩔 수 없이 몰래 집에 만화를 빌려 오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용돈만 더 들고, 밤에 보느라 잠을 못 자서 학교에서는 엄청 졸린답니다. 엄마는 내 마음을 왜 이렇게 몰라 줄까요? ----------------------------------------------------------------------------------------------------------------------------------------------------------------------------------------------------------------------------------------------------------------------- 답변) 친구 영훈이는 학교가 끝나면 집에 가서 인터넷 게임을 하고, 현수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노는 것같이, 나는 만화방에 가는 것인데 왜 이렇게 엄마는 만화라면 질색을 할까?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가득하군요. 엄마가 만화 보는 것을 좋은 취미 생활로 인정해 주신다면, 당당하게 만화방에도 가고, 용돈도 충분히 쓸 수 있고, 밤에 잠도 잘 텐데…….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잘 느껴졌습니다.
자, 그렇다면, 어머니는 왜 이렇게 만화 보는 것을 반대하실까요? 선생님이 생각하기에는, 만화를 보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가 좀 지나치지 않나 하는 걱정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DVD를 빌려다가 영화를 보는 것이 취미인 친구가 있다고 해 봅시다. 영화를 보는 것은 분명히 좋은 취미이지만, 이 친구가 만약에 매일 학교가 끝나자마자 DVD를 빌려 와서 보고 있다면, 부모님도 조금 걱정하시게 될 거예요. 선생님도 만화를 좋아하는 것은 멋진 취미라고 생각해요. 다만, 취미 생활을 하면서도 자기 생활을 잘 꾸려 갈 수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어머님도 훨씬 더 안심하시고 잔소리를 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우선은 요즘 만화책 때문에 잠도 설치고 있고, 공부에도 방해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어머님과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무조건 ‘내가 만화책을 보는 것을 인정해 달라니까요!’라고 우기는 태도로는 문제 해결이 어려우니까, 하루에 어느 정도 만화책을 봐야 스트레스가 풀리는지를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어머님이 이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 보세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가운데, 재우님의 만화 보기를 유용한 취미 생활로 가꿔 나갈 방법이 발견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