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이 저를 따돌리는 바람에 너무나 힘듭니다. 전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초등부 애들이 저만 빼놓고 어울립니다. 무슨 행사가 있어도 저한테 연락을 잘 안 해 줘요. 학교 친구들 중에서도 저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해요. 항상 챙겨 줘야 하고 안 챙겨 주면 제 얼굴에 서운한 표정이 금방 나타난대요. 하지만 저는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어요. 친한 사람들끼리 서로 관심 가져 주는 게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친구들이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모두에 관심이 가요. 그리고 저는 처음 보는 아이들과도 잘 지내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다가가면 아이들이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해요. 한번은 교회에 새로 들어온 한 친구의 피부가 정말 예뻐서, '너 피부가 정말 하얗다.'고 관심을 표현했더니 저를 이상하게 보더군요. 저는 친해지려고 그런 건데, 제가 잘못한 건가요? ----------------------------------------------------------------------------------------------------------------------------------------------------------------------------------------------------------------------------------------------------------------------- 답변) ‘나는 친구들과 잘 지내며 친하게 어울리고 싶은데, 왜 애들이 내 마음을 몰라 주고 나를 따돌리지?’ 속상하고 억울한 여학생님의 마음이 잘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혼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갑갑하고 막막한 마음이 들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선생님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정리해 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여학생님이라면, 충분히 문제를 풀어 가리라 생각됩니다. 자, 기운을 내고, 선생님과 함께 찬찬히 생각해 봅시다.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여학생님은 친구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친구 관계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친하게 지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는 건 큰 장점이지요. 그렇다면, 여학생님이 노력한 만큼 친구들이 잘 느끼지 못하고 자꾸만 멀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너무 급하면 미처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을 때가 있답니다. 다시 말해서, 상대방은 아직 여학생님과 친해지고자 하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여학생님이 급하게 다가간다면 그 친구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친구를 빨리 사귀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천천히, 자연스럽게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도 매우 중요하답니다. 친구 관계란 서로를 좋아하고 아껴 주는 마음이 양쪽에서 왔다 갔다 하는 관계지요. 놀이터의 시소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느 한쪽에 탄 친구가 너무 무거우면 시소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운동을 할 수가 없잖아요? 양쪽에 탄 두 친구의 무게가 비슷해야만 재미있는 시소 놀이가 가능한 것처럼, 친구 관계도 내가 표현하는 것만큼, 상대방의 마음을 들어 주는 일이 꼭 필요하답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할 때, 또는 이런 행동을 할 때, 저 친구는 어떤 마음이 들까?’라는 생각을 이제부터는 조금 더 많이 해 보세요. 잘 모를 때는 솔직히 친구에게 물어 봐도 좋아요. 그러면서 서로를 더욱더 이해하는 멋진 친구 관계가 만들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