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녕하세요. 초등학교 4학년 OO이입니다. 선생님, 제 친구들은 엄마한테 과외를 받는다고 해요. 대학을 나오고, 영어도 잘하시니까요. 전 그런 친구들이 너무나 부럽답니다. 저희 엄마는 초등학교밖에 못 나오셨어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장사를 하시기 때문에 항상 바쁘시죠. 그래서 그런지 말이 정말 험하세요. 친구들 집에 놀러 가면, 엄마들이 예쁘게 과일을 깎아 주시면서 교양 있게 이야기를 하시죠. 그런데 엄마는 제 친구들한테 통닭 시켜 주는 게 최고인 줄 아시고, 험한 말로 제 흉을 마구 이야기하세요. 그럴 땐 정말 창피해 죽겠어요. 다음 주에는 엄마가 담임 선생님을 한 번 찾아뵙겠다고 하시는데, 분명히 또 가게에서 오징어 같은 걸 들고 학교에 오실 거예요.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 답변) 어머니 나름대로 사랑하는 방법이랍니다 '우리 엄마도 친구들 엄마처럼 대학도 나오고, 이야기도 상냥하게 하시고, 영어도 잘하신다면, 나도 친구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우리 엄마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텐데...' 엄마의 모습이 OO님이 기대하는 것에 못 미친다고 생각된다면, 부모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왠지 모르게 기가 죽게 되고 기운이 빠지게 될 것 같아요. OO님 또래에는 부모님에 대해 많은 꿈을 가지게 됩니다. '나도 엄마ㆍ아빠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우리 엄마ㆍ아빠가 완벽한 사람이었으면...'하는 소망을 갖기도 하죠. 반대로 엄마ㆍ아빠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게 될 때면, '나도 앞으로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생길 수도 있을 거예요. 자, 이러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인정하고, 그 다음 생각들을 이어 나가 봅시다. OO님의 어머니는 학교 공부를 통한 지식은 부족하실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OO님을 보다 더 예쁘고 똑똑하게 키우기 위해 더 강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셨을 거라 생각해요. 그건 OO님도 충분히 알고 있지요? 그리고 소중한 OO님의 친구들을 만나면 잘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다른 어머니들과 다를 바가 없을 거예요. 다만 어머니는 어머니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표현하시는 것일 뿐, 결코 OO님에게 창피함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랍니다. 생활하느라 매일매일 힘들고 바쁘시면서도 OO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담임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므로 어머니께서 어떤 선물을 들고 가시든지 하나도 창 피할 것이 없는 것이고요. 어머니에게는 나름대로 최선의 생활 방식과 스스로에게 편안하게 느껴지는 취향이 있답니다. 어머니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어머니의 것으로 OO님이 인정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을 때, 어머니도 OO님을 더 존중해 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어머니와 OO님이 생각하는 것이 달라서 위와 같은 불만이 생길 수도 있지요. 그럴 때에는 혼자 끙끙 앓고 있지만 말고, 엄마와 이야기를 하면서 풀어나가도록 하세요. 친구들이 찾아왔을 때 엄마가 어떻게 해 주었으면 좋겠는지도 말씀 드려 보고요, 엄마 생각은 어떤 것인지 차근차근히 들어 보세요. OO님이 엄마에게 바라는 것이 있는 것처럼, 엄마도 OO님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수 있거든요.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엄마와 OO님의 사이는 점점 더 따뜻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