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랍니다. 다른 애들이 남자 친구가 있다고 자랑하는 것이 부럽기만 했는데, 저에게도 남자 친구가 생겼어요. 정말 멋지고 좋답니다. 성격도 좋고 공부도 잘해요. 그런데, 요새는 이 친구를 만날 때마다 이상한 걱정에 휩싸이곤 한답니다. 항상 잘 보이고 싶은데 생각대로 잘 안 돼요. 예쁜 옷을 골라 입어도 남자 친구와 같이 있으면 촌스러워 보이는 것 같고 자신감도 없어져요. 저한테 실망할까 봐 두렵기도 해요. 이 친구한테 잘해 주고만 싶고, 저의 좋은 면만 보여 주고 싶은데 제가 너무 초라한 것 같아 속상해요. 제 남자 친구는 여자 애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최고거든요. 매일매일 불안하기만 해요.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죠? -------------------------------------------------------------------------------------------------------------------------------------------------------------------------------------------------------------------------------------------------------- 답변) 마음 속 걱정을 터놓고 이야기하면 더 친해질 거예요 우리 '불안'님에게도 드디어 멋진 남자 친구가 생겼군요. 우선 축하해요, 불안님! 서로 마음이 잘 통하고, 서로를 아껴 줄 수 있고, 서로에게 생활의 즐거움이 되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돼요.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존재 때문에 불안님이 고민을 하게 되었다니 선생님도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남자 친구와 함께 있는데도 가슴이 두근두근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면 행복한 시간을 충분히 느낄 수가 없겠지요. 내 남자 친구가 '인기 짱'이라면 은근히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겠지만, 혹시라도 나에게 실망할까 봐, 혹시라도 다른 친구가 빼앗아 갈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할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계속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남자 친구와의 좋은 사이를 만드는 데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 불안님이 꼭 기억했으면 좋겠네요.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세요. 불안님의 옆에 있는 친구가 불안님과 함께 있어도 즐거워 보이지 않고 걱정만 하고 있는 것 같다면 같이 있는 시간이 점점 더 불편해질 뿐일 거예요. 불안님. 친구 관계란 어느 한쪽이 높고, 다른 쪽이 낮은 상하 관계가 아니랍니다. 여러 가지 색깔을 지닌 같은 높이의 사람들이 만나는 관계지요. 불안님의 남자 친구가 보라색과 초록색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 불안님은 오렌지색과 분홍색의 장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진정한 친구는 서로의 장점을 잘 알아 주면서,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서로 채워 주는 관계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남자 친구에 대해서 '항상 나의 좋은 면만 보여 줘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를 싫어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불안님 자신에게도 심한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불안님의 남자 친구에게도 부담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할 수 있답니다. 좋은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해 나가고 싶다면, 서로의 장점과 단점까지 모두 받아들이고 아껴 줄 수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불안님의 마음 속 걱정에 대해서도 남자 친구와 함께 대화를 나눠 보는 기회를 가져도 좋겠어요.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걱정하는지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 갈수록 점점 더 친한 사이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우리 불안님의 마음 속에 있는 예쁜 보석을 남자 친구에게 많이 보여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