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OO이라고 합니다. 올해부터는 공부를 좀 열심히 해 보려고 두 달째 온라인 게임을 안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고민이 많이 생겨 이렇게 편지를 드려요. 제가 한창 게임을 많이 하던 방학 때에는, 거의 하루 8 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어요. 밤에는 피곤해서 쓰러져 자고, 대낮에 부시시 일어나서 또 게임을 하고... 친구들이 놀자고 전화해도 나가지 않았지요. 이제는 마음을 잡아 보려고 하는데, 제대로 안 돼요. 선생님, 저 좀 도와 주세요! ------------------------------------------------------------------------------------------------------------------------------------------------------------------------------------------ 답변) 처음부터 뚝 끊기보다 시간 계획을 세워 보세요 시간이 많은 방학 때 재미있는 게임에 열중했던 탓에 생활 리듬이 깨져 고민을 하고 있군요. 선생님은 '재미있는데 어떡해...'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고집을 피우지 않고, 자기 생활을 찾아 보려고 애쓰는 OO님의 모습이 참 기특하고 대견해 보입니다. OO님같이 씩씩한 용기와 결단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면, 원하는 목표에 반드시 도달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온라인 게임은 하면 할수록 실력이 쌓이고, 새로운 목표가 계속 생기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뚝! 끊어 버리기란 참 어렵답니다. 그리고, 분명히 게임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부담감만 크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맛난 식사를 할 때를 떠올려 보세요. 식탁 위에는 OO님이 정말 좋아하는 계란 말이가 있고요. 또 장조림, 김치찌개, 된장국 등 여러 반찬들이 가득 올려져 있다고 말이에요. 그 중에서 젓가락이 가장 먼저 가는 것은 당연히 제일 좋아하는 계란 말이가 될 거예요. 하지만, 계란 말이만 먹어서는 OO님의 몸이 튼튼하고 씩씩하게 자라기가 어려워지잖아요? 게임도 OO님의 생활을 살찌우는 하나의 반찬과 같아요. 그러니까, 게임이라는 한 가지 반찬만 편식해서는 몸과 마음이 골고루 자라기 어렵답니다. 이제부터는 계획을 세워 골고루 먹어 보도록 합시다. 하루 중 내가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나서, 그 시간들을 어떤 반찬들로 채워 볼까 계획해 보는 거예요.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TV도 보고, 라디오도 듣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가족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갖고 말이죠. 물론, 게임을 하는 시간도 시간표에 집어넣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나서, 각각의 시간들을 충실하고 재미있게 보내려고 노력한다면, OO님의 고민은 저절로 풀릴 수 있을 거예요. 물론 하루 아침에 모든 소원을 이루기는 어려우니까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는 말도록 해요. 한 발짝 한 발짝씩 앞으로 나가는 거예요. 그리고 힘들 때는 언제든지 부모님, 형, 누나, 친구들, 선생님께 도와 달라고 손을 내미세요. 주위 사람 모두가 OO님이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