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입니다. 저는 친구들이 뭔가를 부탁하면 거절을 못해요. 그래서 정작 제가 해야 할 일도 제대로 못하고 손해를 볼 때가 많습니다. 친구들은 제가 어떤 부탁이든 잘 들어 주니까 시시때때로 부탁을 하고, 당연히 제가 다 들어 줄 것으로 생각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싫은 내색도 하고 마지못해 들어 주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어요. '나는 왜 이렇게 싫다는 말도 못 할까?'하는 생각에, 제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되기도 해요. 선생님, 저도 좋을 땐 좋다, 싫을 땐 싫다고 '당당하게' 얘기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답변) 솔직하고 분명히 뜻을 밝히면 친구도 이해할 거예요 친구들에게는 우리 '당당'님이 어떤 부탁에도 상냥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천사표로 보이는 모양이군요. 매몰차게 싫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혼자서만 힘들어하는 당당님의 모습이 참 많이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해야 할 일도 태산인데 남들 부탁을 들어 주느라 발을 동동 굴러야 한다면, 얼마나 속상하고 불편할지 충분히 이해가 돼요. 친구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때로는 부탁을 하기도 하고 부탁을 들어 줘야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모든 부탁을 다 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부담스러움과 스트레스는 너무나 크겠지요. 건강하고 튼튼한 친구 관계를 유지하려면, 당당님의 말대로 친구들의 말에 끌려 다니지 않고 내 의견을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친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분명하게 싫다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첫째, 거절을 할 때 충분히 설명을 해 주세요. 우물쭈물 변명을 늘어놓는 것과 달리, 충분한 설명은 거절에 대한 책임을 나 자신이 지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상대방 친구는 왜 거절을 하는지 이유를 정확히 알게 되지요. 지금까지 그런 경험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주위 친구들은 당황해할 수도 있고, 당당님에 대해 기분 나빠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 상냥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세요. 내가 뜻을 분명히 밝히는 한 친구도 이해하게 됩니다. 둘째, 혹시 당당님은 이런 생각들로 머리를 꽉 채우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세요. '난 모든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아야 돼. 안 그러면 큰일나지. 애들이 나를 싫어할 테니까 말이야.' 또는, '나는 모든 친구들의 부탁을 다 들어 줄 수 있어. 내가 좀 포기하고, 내가 좀 노력하면 되지.'라는 생각 말이에요. 당당님은 다른 친구들을 위해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친구들이 함께 즐겁게 지내기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친구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되 내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친구들은 당당님을 더욱 좋아하게 될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