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제64기 6·25 참전 사망·실종 학도병 헌화·분향…전투 재연행사도
6·25 전쟁 당시 하동 화개면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희생된 학도병들의 영령을 기리는 제64기 화개전투 전몰학도병 추모제가 25일 오전 10시 20분 화개면 탑리 학도병 전적지에서 거행됐다.
하동군과 진주보훈지청, 6·25참전학도병동지회가 주최하고 하동군재향군인회가 주관한 이날 추모제에는 윤상기 군수를 비롯해 강명중 진주보훈지청장, 여명식 재향군인회장, 6·25참전 학도병, 보훈단체 회원, 군인, 학생,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6·25 당시 화개지역의 전투상황을 되새겨보는 재연행사를 시작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과 전몰 학도병에 대한 묵념, 헌화 및 분향, 모범용사 표창, 추념사, 추도사, 헌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윤상기 군수는 추도사를 통해 “여리고도 어린 소년 영웅들이 피맺힌 구국의 혼으로 쌓아올린 이 땅의 번영을 위해 역사의 밑거름이 되겠다”며 “새로운 하동 더 큰 하동을 키워가는 중심정신으로 삼아 호국충절의 명성을 영원토록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하동초등학교 학생과 제8962부대 하동대대 장병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 전투에서 생존한 정효명 학도병동지회 여수지회장의 소개로 화개전투 재연행사가 펼쳐져 추모제의 의미를 더했다.
재연행사는 △학생들이 피 끓는 애국심으로 혈서를 쓰고 군대에 지원하는 장면 △어린 학도병들이 북한군과 격렬하게 싸웠던 전투 상황 △학도의용군들의 목숨을 건 방어에도 북한군의 폭격에 처절하게 최후를 맞는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려 보는 이를 숙연케 했다.
또 추모제에서는 1950년 7월 율촌 고등공민학교 재학 중에 학도병을 지원해 화개전투 등에서 부상을 당한 고병현(85·순천시) 학도병동지회 회원이 지난 11년간 화개 학도병 추모제에 참석하고 전몰학도병의 명예선양에 기여한 공로로 모범용사상을 받았다.
학도병 전적지는 6·25 전쟁 당시 여수·순천·광양 등 전남지역 6년제 중학교에 다니던 어린 학생 180여명이 혈서로 지원 입대한 후 그해 7월 25일 전략적 요충지인 화개장터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70여명이 죽거나 실종돼 그 중 26명이 묻힌 곳이다.
당시 순천에서 재편성된 제5사단 15연대 1대대의 학도병 부대에 배속된 이들은 전차와 박격포로 무장하고 화개장터로 들어오는 북한군 6사단 선봉대와 격렬한 전투를 벌이다 숨진 채 이 일대에 흩어져 있던 것을 지역 주민들이 수습해 묻었다.
이후 이곳 전투에서 생존한 전우와 유가족, 보훈단체 등이 조국의 위기에 방패가 된 못다핀 어린 꽃송이 같은 학도병들을 진혼하고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억하고자 매년 7월 25일 추모제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