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고 있는 여자 아이의 어머니입니다. 선생님께 의논을 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애가 책읽기를 너무 싫어한다는 사실입니다. 집에서는 친구들을 불러서 함께 게임을 하면서 노는 것과 DVD로 영화를 보는 일밖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나중에 머리가 텅 빈 사람이 되지 않을까 너무 걱정이 되어 슬쩍 책을 밀어 줘 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답니다. 그러다가 뭐가 되려고 그러냐고 잔소리를 하지만, 아이는 책만 펼치면 졸기 일쑤고 너무 지루해 합니다. 그러면서 컴퓨터나 DVD는 아무리 봐도 재미있다고 반론을 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답변) 먼저 어머님과 아이가 생각하는 ‘책’에 대한 의미가 지금은 아주 많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어머님이 생각하시는 ‘책’이란, ‘머리가 텅 빈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즉 똑똑해지고 유식해지기 위해 꼭 읽어야만 하는 것’일 테지요. 그러나 아이가 생각하는 ‘책’이란, ‘엄마가 읽으라고 강요해서 펼쳐보기는 하지만 너무너무 재미 없고 지루하고 보기 싫은 것.’인 모양입니다.
‘책’이 분명히 아이의 몸과 마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억지로 먹이려고 하면 탈이 나게 되고, 오히려 책을 멀리하고 싫어하게 되는 부작용까지 낳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생각을 바꿔서 아이에게 다가가 보는 것이 어떨까요.
‘뭐가 되려고 책을 안 읽으려고 하는 거니!’가 아니라, ‘네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책의 즐거움을 찾아 보자.’라는 태도로 말이지요. 그러자면 어머님 자신부터 책이란 꼭 읽어야 하는 의무 사항이 아니라 즐겁고 신나는 경험을 주는 존재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책 읽는 것을 즐길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아이가 책을 읽을 때 칭찬을 듬뿍듬뿍 해 주십시오. 어머님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아이는 야단을 맞을 때보다는 칭찬을 받을 때 새로운 행동을 더 잘 배우게 됩니다.
둘째,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십시오. 아이보고 책을 읽으라고 해 놓고 금방 심부름을 시킨다거나, 엄마는 옆에서 드라마를 보면서 아이에게 방에 들어가서 책을 읽으라고 한다면 별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셋째, 아이와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에 자주 가세요. 책을 읽게 되는 분위기에 익숙해지게 하고, 아이에게 좋은 책을 고르는 연습을 시켜 주는 겁니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아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어머니의 생각대로 책을 안겨 주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넷째, 아이와 이야기할 때 책에 대한 화제를 많이 다뤄 주십시오. 책이란 혼자 방에 들어가서 읽는 것뿐 아니라 엄마와 이야기할 때,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같이 내용을 나눌 수 있는 즐거운 대화의 주제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를 꺼냈을 때 많이 칭찬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