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만 5세된 남자 아이입니다. 한 6개월 전부터 애가 인형 등 여자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선호합니다. 자신이 여자 아이라고 주장합니다. 남자 아이들 장난감은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늘 인형을 품에 안으려고 합니다. 자신은 엄마라고 합니다. 애에게 심하게 대하지 못하겠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습니다. 6개월 이상 계속되니 이젠 솔직히 걱정됩니다.
답변) 혹시 무슨 문제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애를 달래도 보고 야단도쳐 보고 또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을 것 같군요. 그래도 아이의 행동에 별다른 변화를 줄 수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어라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두 가지 정도의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일시적인 경우입니다. 아이가 어디에선가 관찰한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그 행동을 지속하는 경우입니다. TV나 비디오를 시청하면서 여주인공의 역할이 아이에게 깊이 각인되어 여주인공과 동일시하려는 욕구가 생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소위 아동기 성정체성 장애라는 특수한 문제입니다. 이 경우, 남자 아이는 여자 아이의 놀이나 의상 등에 주된 관심을 두며, 자신을 여자 아이라고 여깁니다. 나아가서는 아이가 자신의 성기에 대해 불편하게 여기기도 하며, 자신이 남성의 성기를 가진 것을 부인하려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왜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적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건,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처럼 하려는 경향은 부모에게는 큰 걱정거리 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정형화되지 않은 존재입니다. 변화가능성이 큽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역할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더 큰 것입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그러한 행동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아이가 그러한 행동을 통해 표현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아이의 자연적인 성장력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윽박지르거나 야단치는 것 보다는 아이와 같이 놀이를 즐기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아이의 자연스러운 리드(lead)를 따르는 것입니다. 귀찮다고 다른 놀이를 제안하거나 무시하지 마세요. 그러면 자연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러한 부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행동에 변화가 보이지 않고 1년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출처 - CYBER 1388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