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전면에 본가를 둔 40년 지기를 찾아 2달에 한번 꼴로 하동을 방문하는 여러 친구 중 한명입니다. 부산,진주,통영 등에서 온 친구들과 하동 와서는 금오산에 오르기도 하고 갈사만에 서 낚시를 하곤 합니다. 주로 2박3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정을 나누고 헤어지기 싫어 꼭 금오산 기슭에 자리잡은 진교전망대에 올라 시간을 끌기도 합니다. 재수좋을 땐 광장에서 무명가수의 노래공연도 볼 수 있고 덤으로 장마당에 펼쳐진 채소와 과일 등을 구경하기도 하지만 역시 최고 압권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뭇산들이 그렇게 장쾌하고 호쾌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억불봉에서 백운산에 이르는 완만한 능선길과 구름 아래 손짓하는 지리산 천왕봉, 진시왕릉처럼 생긴 봉명산, 하동 시내 쪽의 분지봉, 구재봉이 삼삼하고 정안산 아래 친구의 집도 보일듯 하여 꼭 들렸던 진교전망대인데 올 여름부터 웃자란 아카시나무로 산들을 바라보는 모든 시야가 감추어져 있어 전망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듯 하여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시야가 터일지 모르지만 어떤 방법이 없을까요? 하동친구를 좋아하는 만큼 하동을 사랑할 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