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日報 2009년 11월 26일 목요일 A12면 사회
“국민연금도 재테크 수단”
임의 가입자 올들어 급증
주부 도미경(48·서울 반포동)씨는 지난 8월 말 국민연금에 임의로 가입해 매달 12만4200원 의 보험료를 내기 시작했다. 도씨는 남편이 직장 가입자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에 가입할 의무가 없다. 그런데도 노후 준비 상품으로 국민연금을 선택해 임의 가입을 신청한 것이다.
기금 고갈 우려 등으로 '안티 국민연금' 사이트가 있을 정도로 국민연금에 대한 반감과 납부 저항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런 한편에선 국민연금이 가입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도씨처럼 국민연금에 임의 가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임의 가입이란 직장이나 지역 국민연금에 가입할 의무가 없지만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경우를 말한다.
임의 가입자 수는 2005년 말 2만6568명에서 지난해 말 2만7614명으로 해마다 350명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 들어서는 10월 말 현재 3만3460명으로 6000명 정도 늘어났다.
도씨는 "60세까지 부은 다음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해 6년 정도 받으면 원금을 다 받는다는 계산이 나오더라"며 "그 이후로는 이득인 셈인데, 평균 수명이 늘었기 때문에 손해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도씨가 63세쯤부터 받기 시작하는 돈은 지금 가치로 매달 20만원 정도. 액수가 크지는 않지만 해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오르고, 죽을 때까지 평생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실제로 계산을 해보면 '재테크' 차원에서도 국민연금 쪽이 유리하다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밝혔다. 국민연금공단 계산에 따르면 35세 A씨가 동시에 국민연금과 D생명 개인연금(시중 실세금리 적용 상품)에 가입해 월 20만원씩 20년 납부하고 30년 후부터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30년 후에 A씨가 받는 국민연금은 106만원, 개인연금은 81만원이다. 국민연금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 지급액을 늘리는 반면 개인연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연금 수령을 시작해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볼 때 총수령액은 국민연금 3억4184만원, 개인연금 1억9440만원으로 국민연금이 76% 많다.
임의 가입을 하는 계층은 전업주부, 특히 50대 여성들이 많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가입자지원실 이재현 과장은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 등으로 본인의 노후 준비에 소홀했던 50대 여성들이 본인의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과장은 "특히 여성은 평균 수명이 82.7세로 남성보다 평균 6.6세 이상 길기 때문에 임의 가입을 하면 여러 가지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의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는 지역 가입자 전체 평균 소득의 중간 수준으로 정해지는데, 올해는 월 12만4200원이다.
[ 김민철 기자 mck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