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어머니가 담배를 피우면 뱃속의 아기도 간접적으로 담배를 피우게 된다. 담배를 피우면 담배연기 속에 있는 여러 독성물질과 니코틴이 혈액 내에 녹아들어 온몸에 퍼진다. 그리고 그 중의 일부는 태반을 거쳐 태아에게로 간다. 무엇보다 먼저 독성 화학물질들은 어머니의 자궁, 태반 그리고 기타 임신과 관련된 장기 조직들에 피해를 주게 되며, 그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부인에 비해 유산될 확률이 두 배나 높아지고, 조기출산, 태반박리, 산전출혈 등의 합병증이 담배 피우지 않는 임산부보다 훨씬 더 많이 생긴다.
다음으로 태아가 받는 영향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첫째는 담배연기 속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독성 화학물질에 의해 태반의 혈관이 손상을 받아 충분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지 못함으로써 태아의 발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산모보다 약 300g 정도 작은 아기를 낳게 된다. 둘째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심한 경우 기형적인 아기를 낳을 수도 있다.
임신한 어머니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임신한 후 담배를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임신 전부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담배를 피우는 젊은 여자들에게 임신했을 때도 계속 담배를 피우면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담배를 당장 끊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의 여자들이 "임신하고 나서 끊으면 되지 않아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영국에서 시행한 조사에 의하면 임신 전에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성은 이미 대개 니코틴 중독에 걸려 있어 임신한 후에 담배를 끊으려 해도 65%는 담배를 끊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미리 담배를 끊지 않으면 임신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후가 된다.
다행히 큰 탈 없이 아기를 낳는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 일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의 연구에 의하면 담배를 피운 산모가 막 출산한 아기의 소변 속에서 담배 때문에 생긴 발암물질을 검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즉, 그 아기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병에 걸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담배를 피우는 산모의 젖 속에서도 담배의 부산물이 발견되고 있어 젖을 통해서도 담배의 독성물질이 아기에게 전달되고 있고, 또한 어머니가 피우는 담배연기를 간접적으로 호흡함으로서 독성물질이 또 아기의 몸에 들어가게 된다. 아기의 몸은 아직 충분히 발육되지 못하여 대단히 부드럽고 약하다. 어른이 담배의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것보다 아기는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