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아니, 담배를 피우지 못했다. 담배를 피우면 학교에서 그리고 집에서 크게 혼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교복과 두발의 자유화로 상징되는 학원의 자유화 물결이 일어나면서 학생들에게 많은 자유를 주기 시작했다. 평소에 어른들은 하는데 학생들은 하지 못하게 하는 담배에 대한 호기심이 많던 차에 학교와 가정의 통제가 약화되니까 학생들은 무엇보다 먼저 담배를 피워대기 시작했다.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60%의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일부 학교에서는 담배에 관한 한 지도를 포기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담배를 시작하는 연령이 차츰 더 내려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초등학교 상급학년에서부터 담배를 시작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집에서는 아버지나 형이 담배를 피우고 있고,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나 친구가 담배를 피우고 있고, 텔레비전을 보면 학생들의 우상인 탤런트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고, 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물고 다닌다. 가게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쉽게 팔고 있고, 여기저기에 담배광고가 범람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만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먹혀들 리 없다.
어린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면 어른이 되어 담배를 시작하는 것보다 그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 16세 이하에서 담배를 시작하는 경우 20세 이상에서 담배를 시작하는 경우보다 담배로 인한 피해가 3배나 높다. 예를 들어, 20세에서 담배를 시작하는 학생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학생에 비해 어른이 된 후 폐암발생률이 9배인데 반하여 16세 이하에서 담배를 시작한 학생은 폐암발생률이 무려 27배나 된다.
이처럼 어린 연령에서 담배를 시작하는 경우 피해가 커지는 것은 어린 학생들의 몸이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아 세포나 조직이 약하고 부드럽기 때문이다. 또한 담배를 일찍 시작하면 결국 담배를 피우는 기간이 더 길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청소년의 흡연은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이때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개인적, 국가적 손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청소년 흡연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첫째, 무엇보다 먼저 어른들이 담배를 끊기 시작해야 청소년들도 담배를 끊기 시작한다는 것이 선진국의 경험이다. 청소년의 흡연문제를 다루기 전에 아버지가, 선생님이 먼저 담배를 끊어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둘째, 청소년의 흡연은 학교와 집에서 함께 지도해야 효과가 있다. 어느 한쪽만 열심히 해도 소용이 없다. 교육적 훈시나 야단치는 것만 가지고는 효과가 없다. 청소년은 어른들과 달리 현재 대단히 건강하기 때문에 먼 훗날 언제 걸릴지도 모르는 병을 걱정해서 미리 담배를 끊지는 않는다. 학생들에 대한 마음속 깊은 이해가 중요하다.
셋째, 담배로 인한 피해에 대한 교육은 초등학교 때 또는 그보다 더 어린 연령에서 시작하는 것이 효과가 있으므로 어릴 때부터의 예방교육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