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금속노조 조사… 우울증·자살 등 급증, 95% “부부관계 악화”
구조조정 등으로 해고당하거나 희망퇴직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위험수위에 달해 우울증과 자살 위험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22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장기투쟁사업장 정신건강 스트레스 조사 결과 발표 및 인권증언대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은 2년 전 무급휴직 및 정리해고 등의 이유로 퇴직한 쌍용자동차 노동자 193명을 대상으로 3차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했다.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후 가구당 빚이 평균 3060만원 증가해 응답자의 87%가 경제적 문제를 가장 힘든 점으로 들었다.
구조조정 이후 대인관계도 악화됐다. 부부관계는 구조조정 당시 1차 조사 결과에서 ‘악화되었다’는 응답이 70.1%, ‘오히려 좋아졌다’는 답변이 29.9%였으나 현재는 95.9%가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
우울증 조사에서도 심리상담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쌍용차가 80.0%로 1차, 2차 조사와 비교해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조선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이철갑 책임연구원)가 금속노조의 의뢰를 받아 광주·전남지역에서 장기간 노조활동을 하는 215명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실태 조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노조활동으로 인해 회사나 동료로부터 받은 심리적 압박과 대인관계 악화가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조사대상자 중 22.8%인 49명이 우울증으로 분류됐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의심되는 경우가 14.4%인 31명, 자살위험도 조사에서 24.7%인 53명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